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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수집가/소설문장모음4

캐서린 맨스필드 단편선 첫문장 모음 - 차 한 잔 외 아이가 검고 높다란 나무들이 양옆으로 늘어선 하얀 오솔길을, 어디로도 이어지지 않고 누구의 발길도 닿은 적이 없는 텅 빈 오솔길을 막 걷기 시작했을 때, 손이 아이의 어깨를 움켜쥐고 흔들더니 귀 싸대기를 후려쳤다. "아, 아, 날 붙잡지 마요." 피곤한 아이가 한탄했다. "가게 내버려 둬요." "당장 일어나, 게으른 것아." 목소리가 말했다. "냉큼 일어나서 오븐에 불을 피워. 안 그럼 흠씬 두들겨 패줄 테니." 피곤한 아이가 어마어마한 노력 끝에 눈을 뜨자 부인이 아기를 겨드랑이 아래에 끼고 옆에 서 있었다. 피곤한 아이와 한 침대를 쓰는 다른 아이 세 명은 고함 소리에 익숙한지라 계속 잠만 쿨쿨 잤다. 방구석에서 남자가 멜빵을 조였다. "밤새 감자 자루처럼 퍼질러 누워서 잠이나 자고 있었던 거야? 아.. 2023. 9. 15.
톨스토이 단편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등 첫 문장 모음 톨스토이 단편선 레프 톨스토이 북트랜스 (옮긴이) 북로드 출판사 초판 1쇄 인쇄 2014.2.20 초판 1쇄 발행 2014.2.25 톨스토이 단편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등 첫 문장 모음 멜빈스키 재판의 휴정 시간, 판사들과 검사들이 법원 건물 내에 있는 이반 예고로비치 세베크의 사무실에 모였다. 대화는 어느새 그 유명한 크라소프 사건으로 옮겨갔다. 표도르 바실리예비치는 열을 내며 그 사건은 애초에 사법부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이반 예고로비치는 그에 맞서 자기 의견을 고수하고 있었다. 그러나 표트르 이바노비치는 처음부터 둘의 논쟁에 개입하거나 어느 쪽 편도 들지 않고 방금 배달된 신문 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잠시 후 그가 입을 열었다. "여러분! 이반 일리치가 죽었답니다!" "설마 그럴 리.. 2023. 9. 11.
첫 문장 및 첫 문단 모음 - 2023년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2023년 제14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작품 목록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 이미상 제 꿈 꾸세요, 김멜라 버섯 농장, 성혜령 젊은 근희의 행진, 이서수 요카타, 정선임 자개장의 용도, ㅎ마윤이 연필 샌드위치, 현호정 첫 문장 및 첫 문단 모음 - 2023년 제14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본래 목경이 카페에서 남의 이갸기를 엿듣는 부류는 아니었다. 그러나 누구나 만나곤 한다. 누가 듣거나 말거나 목청껏 말하는 무신경함을 넘어 카페의 모든 사람이 자기 말을 들어야 한다는 듯 심하게 거들먹대는 사람을.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 이미상 학교 음악 시간에 을 부르면 늘 같은 대목에서 궁금증이 일었다.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메기 왜 메이일까. 넓적한 입에 수염이 난 물고기 메기는 아닐 텐데.. 2023. 7. 14.
한국 소설 첫 문장 및 첫 문단 모음 - 마당이 있는 집 등 10권 한국 소설의 첫 문장 혹은 첫 문단 모음 창 너머로 화단을 보고 있었다. 체리 묘목 두 그루와 해당화 묘목 한 그루가 심어져 있을 뿐인 엉성한 화단이다. 화단 앞으로는 어서 옮겨 심어지기만을 기다리는 튤립, 제라늄, 데이지 화분들이 즐비하게 놓여 있었다. 창을 통해 주방으로 환하게 들어오는 햇살의 기운에 이제 정말 봄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나는 침착하고 온화한 상태를 유지하고 싶었다. 빛이 사방에서 들어오는 신도시의 단아한 목조 주택에는 따뜻한 주인이 필요한 법이니까. 하지만 평성심을 한순간에 깨어버리는 울음소리가 침실에서 들려왔다. ◀ 마당이 있는 집, 김진영, 엘렉시르 일곱 살 때 나는 '작은' 회사원 같았다. 하루하루가 길고 피로했다. 맡은 임무가 있었지만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 조용히 .. 2023. 7. 9.